주저리 주저리2011. 3. 28. 00:23

* 아네스의 블로그에서 보고 트랙백.. 

물고기자리(수호성:해왕성, 수호신:포세이돈, 2/20 ~ 3/20) 


제품명 : 물고기자리

제품의 특징

- 엄청난 공감능력과 위로능력으로
고객님들이 속상하실 때 항상 힘이 되어줄 것이며,
사람들을 잘 꿰뚫어보기에,
고객님들께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취급시 주의 사항

- 위로, 공감 능력이 최고인 제품입니다.
자사에서도 엄청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해결책을 내는 일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으니,
그냥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위로, 공감 능력만 해도 어디입니까.)



- 이 제품은 도리어 자신이 힘들 때는 잘 털어놓지 않는 편입니다.
만약 이 제품이 고민을 털어놓는다면,
고객님과 엄청 친해졌다는 증거입니다.
(그럴 때는 자사의 '천칭자리', '물병자리' 제품과 떨어뜨려놔주시기 바랍니다.)

- 개인주의적이 면이 매우 강한 제품입니다.
사생활 간섭은 될 수 있으면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간섭하려 드는 순간 제품에게 한 마디 들을 수 있습니다.
"아무리 나를 샀다 해도 내 사생활에 간섭할 수는 없어요!
그럴 권리도 없구요!")

- 화는 잘 안 내지만,
예민한 구석이 있어 상당히 히스테릭한 제품입니다.
항상 주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럴 때는 자사의 '사수자리' 제품과 떨어뜨려놔주시기 바랍니다.
'사수자리' 제품은 물고기의 화와 히스테릭을 돋우는데,
한몫하는 제품이라서 말입니다.)

-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열과 성을 다해 잘할 것입니다.
뒤에 가서 고객님께 마구 욕을 하더라도,
그냥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자기가 그게 좋다는 걸 어쩌겠습니까.
(싫으면 싫다는 표시를 하라고 가르쳐보려 했지만,
진땀만 뺐습니다.)

- 고집이 상당히 센 제품입니다.
가끔은 져주시고,
그냥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너무 원하는 일은 뒤에 가서 해버릴 수도 있거든요.)

- 눈물조절이 아주 원활하게 잘 되는 제품입니다.
자주 사용하지는 않을 테니 그냥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 힘들면 아예 숨어버려,
며칠이고 몇 달이고 안 나오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냥 놔두시기 바랍니다.
(저희 회사도 교육시켜 보려 하였으나,
화만 더 돋우고 말았습니다.
이 제품의 화를 돋운 뒤에 어떻게 되더라도,
절대 저희 회사의 책임이 아닙니다.)

- 악바리적인 구석이 있는데도,
다른 제품들과 경쟁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옆에서 경쟁심을 부추겨 주시기 바랍니다.
(저희 회사가 유독 이 제품에서만 적자가 안 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제발 도와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 단 음식을 무척 좋아하는 편입니다.
스트레스가 쌓였을 때 한번 실험해보시기 바랍니다.
(단, 조금 사주면 안 됩니다.
A모 초콜렛 가장 큰 걸로 한 봉지,
또는 혼자서 배~~라~~ 아이스크림 쿼터,
이 정도는 되야 할 겁니다.
통 크게 쏘시기 바랍니다.)

- 경제관념이 좀 없는 게 아닙니다.
그냥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원래 돈보다 
다른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별도 주의 사항

- 환불 및 교환 의외로 가능합니다.
마음이 여리긴 합니다.
하지만 고객님이 제품이 마음에 안 드실 경우,
너와 나는 인연이 아닌 것 같구나.
미안하다.
하고 충분히 제품과 좋게 상의하시면,
이루어질 확률이 높습니다.
(단 제품이 고객님이 마음에 안 든다면,
더 성심성의껏 잘해줄 수도 있습니다.
알아서 눈치 채시기 바랍니다.
쉽지는 않으시겠지만 말입니다.)

- 다른 나라 언어로 된 사용설명서는 없으니,
필요하시면 직접 번역하시기 바랍니다.

- 자사 연락처나 홈페이지 같은 것은 애초에 없사오니,
잘못되더라도 연락할 생각은 꿈에도 꾸지 마시길 바랍니다.
(이미 주의 사항은 다 드렸습니다.)

- 그 외에 나타나는 다른 이상한 징후들은,
고객님께 길들여진 징후들이라 생각하고,
어떻게든 연락이 닿더라도 저희는 책임지지 않습니다.

- 환불이나 교환을 했을 때 이 제품을 다시 팔 수 있도록,
상처를 입히거나 하지 마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상처 입으면 회복하는 데 많은 공을 들여야 하는 제품들입니다.

- 위처럼 주의사항을 드렸는데도 불구하고,
상해를 입은 제품들이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저희 회사에 돈이라도 대주실 게 아니시거든,
제발 그런 짓은 자제해주시기 바랍니다.
(솔직히 고객님께서 그렇게 상처 입으시면 좋겠습니까?) 


* 이 제품은 거의 죽을 때까지 영구하오니,
너무 혹사만 시키지 마시고 잘 알아서 쓰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Posted by BReal'96
주저리 주저리2011. 3. 17. 18:42
팀원 중에 빈 자리 하나를 채워야 한다. 그래서 오늘 면접을 봤다. 

대상자는 3명.

집에서 곱게 자란 듯한 국내 대기업 직원, 또 역시 자신만만 자기 길을 걸어온 즉시 전력감 외국계 중견.

그리고 어렵고 힘들게 버티며 지내왔을 듯한 vendor employee 출신의 한 명.

서로 이유는 다르지만, 나나 내 매니저나 같은 선택을 했다.

우린 용병 뽑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선이 고운 친구가 필요한 것도 아니다.

뭐, 아직 Exec. 인터뷰의 결과를 기다려야 하지만,

잘 버텨라, 김군.

여태 당신이 걸어온 길에 비하면 그렇게 어렵지 않을 것이다.

...

오늘(3월24일), 연봉계약서에 사인하고 갔다고 한다. 4월 18일 출근. 

Welcome to the jungle, 김대리야.  
 
Posted by BReal'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