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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1.03 블로고스피어... 라는 어색함
주저리 주저리2009. 11. 3. 10:52
난 아직 웹 2.0의 철지난 패러다임에 적응하지 못했는지, 블로그라는 IT기업의 서비스를 통해 블로고스피어라는 일군의 사회 체계가 형성 되는 것이 어색하기 짝이 없다. 

이 좁디 좁은 나라에서, 그것도 무슨 일만 있으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드는 독특한 키보드 워리어 집단 지배 체제의 웹 상에서, 완벽하게 자신을 감춘 블로거 따위 존재 할 수 없다. (몇 몇 스타 블로거들의 정체가 거의 밝혀지지 않았다고 이야기할 수 있겠으나, 결국 못한 것이 아니라 안 한 것 뿐이라고 생각한다)

철지난 이야기를 이제야 알게되어 끄적이는 것이지만, 내 즐겨찾기에도 들어있던 모 블로거와 관련된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 웹 상에서와 그 바깥에서의 모습을 괴리 시킨 다는 것이 얼마나 그 자신에게 독이 되는지를 알게 해주는 듯 해서 속이 불편하다. 

그리고 날 한 번 돌아본다. 

내가 여기서 뭐라고 사회 정의니 민주주의니 떠들어 봐야, 좀 뒤져보면 아마 다음과 같은 나의 더러운 과거를 손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1. 회사에서 짤렸다(고 소문이 났다거나.. 뭐, 안나가고 계속 개겼으면 짤렸을지 모른다)

2. 바람이 났었다(처자식 다 있는 유부남 새끼가)

3. 모 오됴 동호회에서 사기꾼으로 몰린 적이 있다(이 부분은 매우 복잡하고 수치스런 가족간의 돈 거래 문제가 꼬여있다)

4. 안여돼다.

결국 회원가입을 요구하는 대부분의 사이트를, 몇 안되는 영단어로 돌려막기 하는 현실에서 웹질한다고 현실에서 빠져나갈 기회는 없다. 

그런 것이 웹에서의 자유를 제한하고, 또 숨겨진 자기 보호 기재로 작용할지 모른다. 

웹에서의 나의 모습은 살짝만 파고 들면 현실에서의 나를 들어낼 수 밖에 없으며, 그에 따라 웹질도 제약되는 것이 당연한 세상이다. 

뭐, 블로그나, 웹 상에서 일종의 이중인격을 만들어 살아갈 수도 있겠지만, 그건 그닥 재미도 없을 뿐더러, 어디서 사진 한 장만 봐도 주민등록번호 등 모든 개인정보가 까발려지는 여기의 웹문화에선 가능할 일도 아니 듯 하다. 

이래저래, 일인 미디어니, 새로운 사조니 하고 떠들던 웹2.0이란 마케팅 수사가 결국 그저 마케팅일 뿐 이었다는 것이 새삼스럽다. 




Posted by BReal'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