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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1.30 Cloud Computing.
무식쟁이의 IT두리번2009. 11. 30. 14:28
너도 나도 클라우드 컴퓨팅이다. 

난 저게 정확히 뭘 의미하는지 기술적으로는 거의 깡통에 가깝다. 분명히 내가 팔아먹는 물건이 미래의 "플랫폼"일 클라우드 환경에 최적화된 선진적 아키텍춰를 가졌다고 무려 기자와 업계 관계자들에게 떠들었던 적도 있는데, 저게 뭔지 와닿지가 않는다. 어쩌면 그래서 클라우드 일지도 모르겠다. 여기선 반대의 경우겠으나, 구름이 수증기라는 것은 초등학교 시절에 이미 배운 이야기지만 도대체 왜 물이 저 위에 지들끼리 모여서 웅성대는지는 알다가도 모를 판이니까, 그 원리가 생각보다 어려운 곳에 있으니 클라우드라고 부르는지도 모르겠다. 

IBM의 블로그인 스마터 플래닛에 이한성 차장님(이 양반 이름을 이렇게 부르니 어색하다. 한스, 혹은 형님아 라고 부르는데 더 익숙할텐데)이 그래도 잘 정리했다고 본다. "모르겠다" 라고. =_=;;

비즈니스 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클라우드 컴퓨팅은 HW 업계에겐 마지막 폭탄세일, SW업계에겐 CD 장사가 아니라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다는 희망적 제일보, 그리고 서비스 업계에겐 기존 기술을 최대한 멋드러지게 포장해서 판매할 수 있는 마약 비슷한 것이 아닐까?

그냥 개념만 놓고 본다면, 기존의 개념들의 섞어찌개와 그닥 다르지 않을 것 이라 생각한다. 여러 벤더들의 말이 틀린 이유는, 그 각각의 벤더들이 모두 자신들이 집중하는 분야가 틀리고, 저 개념을 팔아먹어 보려는 촛점도 틀리니 그저 자신들의 주력 상품을 크게 써서 내놓으니 중구난방으로 보일터.

각각의 입장을 내 마음대로 정리해보면 아래와 같지 않을까? 

이런 젠장, 열심히 새로운 제품을 팔아먹던 것은 좋은데, 이거 너무 좋아졌다. 인텔 ㅆ ㅂ ㄹ ㅁ 들... IBM도 마찬가지다. 이 작자들이 폭풍같이, "만들수 있으니 만든다"는 신념으로 내놓은 제품들은, 불과 3~4년 전의 HW(감가상각 안 끝났다) 수십대를 하나의 박스로 찜쩌 먹는다. 우와.. 좋은 것 같지? 저 3~4년 전 기계, 사실 Full HD 화면 편집하거나 겁나 빡센 3D게임 돌릴꺼 아님 아직도 펑펑 남아돈다. 장보고급 잠수함이 286CPU로 운영되고, 이지스 구축함의 전체 설비가 5년 전 Xeon이나 Sparc 칩으로 돌아가는게 현실이다. 기본적으로 기간계라는건, DB가 커져야 한다. 근데, 이걸 얼마나 더 크게 만들것인가? 그래서 CRM구축도 해보고, 기존에 현장 아저씨들 머릿속에 있던 것을 마구잡이로 입력해서 PLM모델도 만들고.. 별 짓을 다해도 입력되는 정보가 그 처리 속도의 증가를 따라가지 못한다. 이러면, HW 팔아먹을 방법이 없다. 아 씨바 어쩌지.. A부서에 모델링 기계 팔아먹은지 3년인데, 그 부서 아직도 잘만 쓰면서 B부서에 가끔 빌려주기도 한다. 이런 판에 3배 빠른 기계가 나왔다. 기본적으로 증설의 요인이, 특히 고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없고, 이미 거의 완성된 산업에 속해있는 회사들에겐 더 막막하다. 근데, 그놈들이 돈 줄이다. =_=;;;

거기서 나온 1차 프로모션, 가상화. 
A, B, C 부서에 다 남아돌아도 D부서에서 돌아가는 저 고물딱지는 종종 멈춘다. 그러면, A, B, C 부서의 남는 자원을 돌려 쓰면 안되? 라고 궁금해하는 고객들이 생긴다. 개넘들. 똑똑하네. 그냥 됩니다. 라고 하긴 뭐하니, 여기에 이름을 붙여 서비스를 팔아먹자. 얼레, 이것만 전문으로 하는 애들도 나왔네? 진짜 돈이 되나보다. 독사 같은 영업사원들에게 월급을 볼모로 협박하니, 그저 *만한 박스 하나 있으면 되는 애들에게 콘테이너와 파티션을 같이 팔아온다. 나중에 크게 되심 다 필요합니다.. 무지하게 성공하실꺼잖아요? 그리고 특별히 필요하실 때 필요한 만큼 쓰실 수 있도록 파티션에 바퀴도 달아드리겠습니다. 책상 큰거 들여놓으심 파티션이 알아서 옆으로 밀립니다. 빈 공간만 있으면요.. 오.. 가상화와 Active Load Balancing이다. 

좋아 좋아, 큰거 많이 많이 팔아먹었다. 어느 부서도 용량 부족으로 고생하지 않는다. 

얼레, 팔데가 없다?!

가만... 여태 덩치 큰 놈들만 바라봤는데, 이젠 *만한 애들에게도 신경 좀 써야겠다. 롱테일은 무한대라며?
근데, 쬐그만 애들 쳐다보니, 갑갑하다. 이건 뭐 돈 천 만원 정도의 푼돈 앞에 덜덜 떤다. 에라이 쪼잔이들. 근데, 이 조그만 애들 보니까, 다들 뭔가 만들어서 전에 상대하던 그 큰 놈들에게 팔아먹네? 가만 있자, 지난 번에 가상화 해서 쓰면 된다고 팔아먹은 그 집채만한 기계들 요즘 논다며? 아... 올커니. 빈 공간을 임대해주자. 그냥 임대업하라고 하면 이래 저래 힘들고, IDC 운영하는 또 다른 고객님하에게 귀방망이 맞을지 모르니 잘 포장해보자.. 

클라우드다. 

고객님하, 고객님하, 고객님하의 설비는 크고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정통부님이 show me the money 치사, 이미 방방곡곡 FTTH 안 깔린 곳이 없습니다. 그러니 고객님하에게 물건 팔아먹는 애들부터, 고객님하의 몸종들까지 전기 퍼 쓰듯이 서버와 스토리지의 위대함을 펑펑 써재끼도록 은혜를 베푸시지요. 언놈이 얼마쓰고,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는 저희가 다 알아서 재 드리겠습니다. SW값이 걱정되시면 걱정마시어요. 그것도 키값 받는 대신 열어드릴때마다 그때그때 받아드리지요. 어떻세요? 웬지 절약 되는 느낌이지요? 아, 모자르면 걱정 마세요. 알아서 refill 해드립니다. 2회째부턴 유료인거야 상식인거고.. 에이, 고객님!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지구도 지키는 녹색 성장의 마당에, 무슨 소리인지 잘 모르겠다는 부끄러운 말씀일랑 하덜 마세요. 세상 한 번 두루 살펴 보십시오. 다 똑같은 소리 아닙니까?  이게 바로 대세의 힘, 안 따라오면 뒤쳐집니다. 앞으로 쭈욱! 저희와 거래 하세요. 

아, 제품명이 뭐냐고요? 제품명이라뇨.. 이건 전혀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 입니다. 앞으로의 헤게모니는 여기 있습니다. 

클라우드 입니다. 


위의 뻘소리와 실제 일어나는 일이 얼마나 다른지 난 잘 모르겠다. 많이들 잘 모를 것 같다. 

근데, 가끔 저런 소리 지껄이던 시절이 그립다. 


Posted by BReal'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