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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1.10 시끄러운 미수다, 그리고 소위 스펙과 외국인의 환상
주저리 주저리2009. 11. 10. 18:24

미수다라는 프로그램 때문에 게시판이 달려있고, 남자 유저가 대부분인 몇몇 사이트는 거의 광분 상태이다.

하긴, 우리나람 남자 평균 신장이 180이 안될터인데, 저런 소리를 하면 꽤나 많은 사람들이 씨바 그럼 나도 루져냐고 흥분할 만 하다.

근데,

사실 저런 발언에서 진짜 열받을 일은, 비슷한 외모와 능력에 대한 이야기를 남성이 지껄일때와 여성이 떠들어댈때의 차이가 아닐까?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일들(흔히 말하는, 마녀사냥)을 보면서 분개하는 여성분들도 많을 것이다.

만약에 모 대학 남학생이 나와서 저 비슷한 공중파 프로그램에서

"C컵 이하 루져" 라든지, "허벅지가 찰지지 않음 루져" 라든지, "애 낳고 몸매 관리 안하면 루져" 따의 이야기를 한다면,

아마 정부에서 나서서 매장하려 들었을꺼다. =_=;;

그리고 저 발언으로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하신 그 분의 일과 별개로, 당사자에 대한 개인정보를 이리저리 떠드는 것은 법적으로도 문제가 있다.

그러니, 일단 진정들 하시고, 개념 없는 언냐 하나 때문에 단체로 형사범이 되진 말자.

그리고 저 발언의 쓰나미에 나머지 이야기는 뭍어가는 분위기인데..

사실 spec에 대한 환상과 외국인에 대한 동경, 그것도 특히 백인에 대한 동경이 넘치는 것은 사실로 인정해야 할 것 같다.

근데, 그게 알고보면 별 쓸모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몇 년 일하던 꽤 큰 외국계 회사에서, 꿈에서나 쳐다볼만한 좋다는 외국 대학 출신의 여러 인종의 외국인과 일해 봤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중에 "와, 이 사람은 정말 뛰어나다"라고 생각한 사람은,

1. 둘 다 여성이었다.

2. 한 명은 아태 지역 통신/전력 사업 영업 부사장이던 인도계 미국인 아주머니 였고, 다른 한 명은 그와 함께 일하는 기획역의 폴란드 여성이었다.

3. 둘 다 아이비리그 출신은 아니었다. 아마 텍사스주립대랑.. 동유럽 어느 학교에서 공부한 것으로 안다.

4. 그리고 그 둘이 대단하다고 생각한 점은, 무슨 천재적인 어떤 스킬이 아니라, 진짜 못 들어줄 수준의 내 영어실력으로 떠드는 이야기나
   허접하고 복잡한(차트라는건, 허접할 수록 복잡하고 화려해진다) 차트를 이해하려 노력하고 끝까지 들어준 후,

5. 무조건적인 지시가 아니라 해결책을 "함께" 찾아봐줬다는 것이다.

그 외에 함께 일한 MBA건, Ph.D건, 수많은 외국인들은,

사실 딱 하나의 장점만 가지고 있을 뿐이다. 내가 같이 일해본 한국인과 비교해서.

그들은, 나이들고, 노련해지고, 지식이 쌓이더라도, 일을 한다.

실제로 손과 발로. 물론 일정 부분 입의 영향이 많아지는 것은 만국공통이나..

내가 겪은 나이든 한국인 양반들의 꽤 많은 경우가, 그나마 말도 안했다. 



 
 

Posted by BReal'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