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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2.28 자동 완성 기능, 아불라피아, 두뇌의 배제.
무식쟁이의 IT두리번2009. 12. 28. 13:29
움베르토 에코의 책 푸코의 진자를 보면,
그 등장 인물 중 하나인 벨보가 컴퓨터에게 자동 글쓰기(시)를 시키고자 하는 장면이 가끔 나온다.

요즘도 그 비슷한 노력은 계속 중이다.

내가 입력했던 것을 쿠키로 기억했다가 다시 꺼내오는 초보적인 것(자동완성)부터
검색 엔진의 검색창에 남의 검색 내용도 집어넣어 집단 지성인양(연관검색) 하고,
이젠 그것을 하나만 고르지 말고 실시간으로 주욱 보여주며 골라잡게 하다가(사실, 그저 확장된 연관검색일 뿐이라고 본다. 네이트의 시맨틱 검색)
지금쯤 너 같은 놈들이 주로 쳐다보는 것은 이런거더구만.. 하고 검색창에 단어를 집어넣는 묘미도 대신해주다가..(이시간 인기토픽, 인기 검색... 등)
내일이 되면, 자 , 오늘 네가 알아야 하는건 이거다. 라고 "과제"가 나오는 세상이 될 것 같다.

트렌드에 민감한 시대에 살고 있으니, 최소한 내 건너편 테이블에 앉은 사람이 뭘 보며 킬킬 거리는지 공유할 욕구를 느끼는 것은 당연할 것이고, 트위터의 인기 비결도 "지금 남이 생각하는걸 너도 생각해보지?"라는 개념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하는 나로선, 이런 기능과 서비스들이 과연 어디까지 우리 머릿속을 시뮬레이트할지 궁금하다.

그리고, 그 시뮬레이션의 결과가 과연 우리 삶을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 것인지도 의문스럽다..

갑자기 케빈 베이컨의 법칙이 생각난다. 하긴, 내 주변의 많은 남자들은 모든 여자에 대해 "예쁘냐"라는 의문사로 연결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고, 누구든 적어도 6단계 안에 세상 모든 주제를 sex로 연관시킬 수 있을텐데, 그걸 몽땅 시뮬레이션 하는 기계를 만드느니 그냥 그 돈으로 비둘기를 고용하는 것이 좋을지도 모르겠다.

* 좀 전에 울프램 알파에 4가지 질문을 해봤는데, 모두 답을 찾지 못했다. 아직 갈 길이 멀다. 그 중 질문 하나.
Is Korean President MB Lee Stupid?
에도 답을 못하다니. 이거 바보 아냐? 한편으론 안심. 아직 내 낡은 두뇌는 쓸만하다. ㅋ
Posted by BReal'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