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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5.17 한명숙은 대안이 아니다.
  2. 2009.12.29 순혈주의자.
Breal'96의 세상 씹기2010. 5. 17. 14:18
이정환 님의 글에 공감한다. 최소한 전반부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MB는, 큰 정책적 틀에서 그리 차이가 없다. 굳이 실용주의 같이 거창한 표현을 안 써도, 어느정도 주변의 현실, 스스로의 깜냥, 그리고 대세에 편승하여 묻어가는 것도 크게 다르지 않다. 더군다나, 거기의 논거가 FTA를 필두로한 자유시장 주의라면 더 할 말이 없어지고, 양극화와 부동산으로 눈을 그려 넣으면 둘이 퓨젼이라도 할 기세이다. 

다시 생각해보자. 

정말 노무현과 이명박이 같다고 생각하나? 

노무현과 이명박의 정책이 같으니 둘이 도찐개찐이다..라는 것은, 어차피 부국강병을 부르짖고, 다 같이 잘 살자고 하는 것이니 박정희나 김대중이나.. 이렇게 확대하면 이상한 소리가 되나?  

이정환님은 전선을 명확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하셨다. 

그렇다. 

전선을 명확하게 하자. 

지금의 전선은, 일차적으로 국민의 생각과 말과 행위를 자의적으로 묶어버리려 드는 일종의 파시즘에 대한 반격 아닌가?
내가 규정한 전선은 그거다. 처음 이 블로그를 열때, "지껄일 수 있는 권리"라는 말을 한 것도 같은 의미이다. 

또 한 번 생각해보자. 

정말 노무현이 이명박과 같은가?

이미 경제 영역에서, 대통령과 집권당이 큰 흐름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시대는 끝이 났다. 지금의 자본세력은 그렇게 놔둘 순진하고 약한 옛날의 돈이 아니다. 그렇다면, 정치적/사회적으로 축소시킨 전선에서의 승리는 의미 없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불행히도, 그가 기대를 걸고 있는 이른바 진보 정당에 무엇을 기대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난 민주노동당에 일말의 종북이나 자주의 기운이라도 감지되는 한 쳐다볼 생각도 없으며, 진보신당의 개인플레이와 까닭모를 대안론도 그다지 공감이 가지 않는다. 전에 트위터에서 밝힌 것 처럼, 저 두 정당은 현재의 나에겐 지나치게 큰 댓가를 요구하는, 고급 수입차 같은 것이다. 사려면 살 수 있지만, 유지 관리 과정은 자신이 없는 것. 우린 이미 노무현의 탄핵과 그 말로를 통해 국민이 때마다 지켜줘야 하는 정권이나 정치세력이 우리 삶을 얼마나 피곤하게 하는지 알게 되었다. 지친다, 솔직히. 

다시 한 번 더 생각해보자. 

노무현과 이명박이 같은가?

그래서 한명숙은 이명박인가?

소나타가 싫어서 K5 타는 꼴인가?

그러니 한 푼 두 푼 투자해서 BMW 사란 말인가?

난 그럴 생각 없다. 
Posted by BReal'96
Breal'96의 세상 씹기2009. 12. 29. 04:59
무슨 주의자.. 라고 하는 것이 적절한지 잘 모르겠지만, 주변에서 의외로 많은 순혈주의자를 보게된다.

대표적인게, 대기업에서 왕왕 보이는 공채 순혈 주의. 신입 공채로 입사한 사람과 경력직으로, 혹은 비정규직에서 정규직 전환등으로 입사한 사람 간에 눈에 보이지 않는 차별감과, 혹은 정말 승진 등 인사가 걸릴때 대졸 공채에게 우선권이 알게 모르게 주어지는 일이 있다. 내가 뽑아 내가 기른 human와, 머리 커서 들어온 resource의 차이랄까.. 전 직장의 사장님께서 언젠가 HR부서는 Human & Resource 부서이며, 결국 직원을 키우고 보살필 Human과 활용하고 보존할 Resource로 나눠 관리 해야 한다는 투의 이야기를 던진 적이 있는데, 그 기준 중에 하나에 공채냐 아니냐도 포함되는 듯 했다.

또 하나, 특히 웹에서 자주 보이는 얼뜨기 좌파론이다. 사실, 나도 처음 이 블로그를 열면서 필명이 좌파변태백수였다. 그런데, 사실 내 정치적 성향은 좌파.. 라기 보다는 중도, 혹은 중도우파에 가까운 자유주의자, 경제적으로 한정한다면 수정자본주의자, 케인지언에 가깝다. 그런데 왜 좌파변태백수라고 하느냐? 그건, 지금 시대의 정권, 혹은 시대의 주류보다는 내가 꽤나 왼쪽에 가깝다는 상대적인 지형을 보여주고, 또, 어느 정도 좌파가 cool하니까.. 라는 생각도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내가 어디가서 좌파에용.. 이라고 이야기하면 두가지 반응이 나온다.

1. 어. 그러세요? 하고 생깐다 - 젋은 새끼들이 글치.. 하는 분위기와 함께. 뭐 이런 분위기는 보통 주류 우파(라고 쓰고 수구꼴통이라 읽는다)들의 '말섞기 싫다/꺼져' 신공 정도 되겠다.

2. 깝ㄴㄴ. ㅋ 님 진보와 좌파가 뭔지 이해는 하삼? 하고 비난한다. - 병신같은게 좇도 모르고 까분다.. 이런 분위기는 오히려, 그래도 위의 부류보다는 우리편.. 이라고 생각한 진보세력에게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 즉, '얌마, 씨바 너 같은 새끼가 어디 감히 진보의 신성한 이름과 좌파의 순결함을 팔아먹으려 들어?'라는 의외의 배척이다.

익히 예상했던 1번의 경우에는 별 타격이 없다. 뭐, 다 아는 처지니까. 나도 상대방이 그렇다면, 에지간히 안타까운 경우가 아니면 아 그러삼.. 하고 넘어가니까. 근데 2번은 충격이 크다. 어? 여기 가입조건이 이렇게 빡빡했어? 라는 생각과 함께. 아마 민주당이나 참여신당 지지자들, 그리고 나 같은 노빠들 중 몇몇은 아마도 민주노동당이나 진보신당 지지층에게 그런 취급을 당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노무현이나 이명박이나 뭐가 다른가.. 라든가 니가 서민과 노동자를 위해 뭔가 생각이라도 해봤냐.. 라든가. "주변에 국가보안법, 혹은 최소한 집시법 위반 전과자가 몇 있고, 꽃병도 좀 던져 봤어야 하고, 80년대 민주화 항쟁에 몸담았거나 최소 96년 연대 항쟁은 가봤어야 하고, 민중당과 개혁당을 거쳐 지금은 당연히 민노당, 혹은 진보신당 당원 쯤은 되야" 어디가서 진보라는 명찰 붙이거라.. 하는 훈계를 들어본 경험.

그래서 지는거다. 매번.

새삼스래 한나라당-우파가 무서운 것은, 그들은 이재오와 김문수를 자기들의 간판으로 세울 수 있지만, 그 반대쪽에선 정동영 복당을 금하고 손학규를 강원도에 던져둔 것이다. 무섭도록 낮은 진입장벽과, 활용할 수 있다면 뭐든지 최대로 뽑아먹는 현대적 정글 자본주의 적합한 사상과 그렇지 않은 사상의 차이랄까? 하물며 좀 더 왼쪽에서 보기에는 도찐개찐인 민주당도 이런데, 더 왼쪽으로 가면 어떨까? 유시민이 개혁당 깼다고 아직도 그에게 욕하는 분들 꽤 되는 것이 현실 아닌가?

이런게 좌파순혈주의가 아닌가 한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진보세력의 결집, 아니 그냥 반한나라당 연대가 힘든 까닭이라고 본다. 서로의 이해관계가 얽히는게 아니라 그냥 싫은거다. 까마귀 노는 곳에 백로는 가면 안되는데, 나 빼면 다 까마귀거든.

이명박과 한나라당을 치워야 한다는 목적에 매몰되어 그 과정과 수단과 사상을 무시하는 소리라고 생각할 것이다. 맞다. 그 과정과 수단과 사상 따위 일단 어디 백업해서 나중에 복원하고, 일단 저 미친 바이러스 삭제 안하면 나중엔 그냥 다 삭제해야 할 것 같아서 너무 무섭다.


Posted by BReal'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