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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1.05 돼지는 벗고 다니라는 말이냐?
Breal'96의 세상 씹기2009. 1. 5. 17:27
지금 강남역 모 카페에서 무선 인터넷을 빌려 쓰고 있다. 여기 창가의 흡연석에서 보니, 건너편에 지오다노라는 홍콩산 중저가 옷가게가 보인다.

처음 런치 했을때는, 나름 괜찮은 품질의 옷을 꽤나 저렴한 가격에 제공해줘서 애용하던 가게 인데, 요즘은 장동건이나 장려원을 모델로 쓰며 포지셔닝 체인지를 꿈꾸는 듯 하다. 그것까진 내가 뭐라할 것이 아니다. 저것으로 먹고 사는 인간이 얼마나 많겠는가?

내 불만은 이거다.

난 181cm에 100kg 정도 나가는, "과도한 회식과 커피와 음주로 망가진 육체를 보존하고 계시던 직장인"이었다. 직장인의 고질병 지방간, 과체중을 넘어선 고도 비만, 허리 디스크와 VDT증후군등을 고루 가진, 대한민국 표준 직장인의 범주를 크게 넘어서지 않는 인간이었다. 뭐, 지금이야, 새로운 국가 표준 규격 백수지만 말이다. 근데,

옷을 살 수가 없다.

예전에는 105면 거의 딱 맞고, 110정도면 그래도 편안하게 입었는데, 그떄와 그리 변화가 없는 몸뚱아리를 유지함에도 이젠 옷 살 곳이 없다. 몇 안 남은 직수입 브랜드(브룩스 브라더스나 GAP..)이나 가야 옷이 맞는다. 제일 마음에 안 드는 곳이 바로 저 지오다노다. 예전에 샀던 지오다노의 옥스포드 셔츠는, 105사이즈가 아직도 맞는데, 요즘 나오는 "world without stranger"티셔츠는 이미 가슴에서 랩핑으로 변화 한다. 보통 디자이너 브랜드에서, 자기들 옷이 "간지나는" 사람들만 입어서 보기 좋으라고 작은 사이즈를 고수한다는 것은 알았는데, 지오다노는 왜 그 지랄인가? 젠장. 어느새 fit되는 슬림라인만 넘쳐난다. 그러니 내가 나이 33에 아직도 힙합 브랜드의 옷을 입던가(사실 이것도 요즘은 힙합 스타일이 아니라 빅뱅 스타일로 나온다. 썅.) 아니면 아버지와 같은 브랜드의 옷을 사입어야 한다. =_=;;

사실, 내 몸뚱이가 죄악이다.. 라고 하신다면 뭐라 할 말은 없다. 어쩌겠는가? 기독교 교리에 따른다면 어차피 모두가 죄인인데, 뚱뚱한 죄정도 추가 되어도 지옥 안의 내 방에 변화는 없을테니 크게 신경은 쓰지 않는다. (저거 외에도 지은 죄는 이미 형법에 걸릴 것만도 부지기수다)

살은 빼지 않으면 40도 못 넘길 것이란 의사의 이야기를 존중하여 살 빼기를 지상과제로 삼고 있으니, 어쩌면, 잘하면 좀 빠지기도 하겠다만, 돼지가 아니다.라는 것으로 옷을 사입기도 쉽지 않으니, 별 수 없이 이태원 보세 가게나 뒤져봐야 겠다.

그리고, 지오다노 관계자 여러분. 모델을 장동건이 아니라 브래드 피트를 써도, 지오다노는 지오다노다. 적당히 해라. 그러니 유니클로에게 밀리는 것 아닌가.. GAP이 제정신 차린 가격으로 들어오면 어쩌려고 하냐?(GAP의 미친 국내 가격에 대해선 좀 더 자료를 모으고 씹어주마)

결론 : 썅. 돼지가 입을 옷도 만들어줘. 이상.
Posted by BReal'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