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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2.21 피와 땀과 열정으로 굴러가는 기업.
Breal'96의 세상 씹기2009. 12. 21. 11:12
기업이란, 꿈으로 시작해서, 피와 땀과 열정으로 도약하고, 즐거움으로 유지되야 한다. 
이게 기업가 정신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 기업의 employee는 어떤 입장이어야 하는걸까?
이상하게, 인사 관련 책자나 채용 관련 이야기를 찾아보면 기업들이 찾는 것은 기업가 정신을 가진 종업원이 아닌가 싶다. 
그게 가당키나 한 일일까? 

그런 시절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평생 고용을 당연스레 여기던 시절이나, 
아니면 다 같이 창업해서 월급 대신 주식 주며 진짜 벤처 스럽게 함께 커야만 하는 시절. 

지금이 그런 시절일까? 뭐, 후자의 경우, 아직 그런 경우도 많겠으나.. 창업 시절을 지나, 이미 궤도에 올라선 경우에도
비슷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열정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할지 모른다. 그것은 에너지니까. 에너지 없이 구동되는 신묘한 장치는, 무생물이건 생명체이건 들어본 적이 없다. 결국 일이란 것은 열정이란 에너지에 보상이란 촉매를 얹어 삶을 불태우는 일이니까. 

문제는 피와 땀이다. 그것도 지나치게 뽑아낸 땀을 따라 흐르는 피. 대표적으로 T모사의 예를 들 수도 있겠고, 꽤 많은 현장에서 개발자와 프로젝트 투입인력에게 당연한 듯 요구되어지는 자기 희생. 월화수목금금금이란 해괴한 날짜 계산법, 전세계 모든 장갑차 이상의 성능을 2/3 가격으로 뽑아내야 하는 무기 개발 등.. 무수히 많은 예가 기다린다. 왜 그렇게 된 것일까?

첫번째 이유는.. 수요와 공급 균형이 무너졌기 때문일 것이다.
이는 이미 조직에 소속된 이들에겐 over burning을 요구하고, 그 기회를 찾고 있는 대기자에겐 스스로에 대한 덤핑을 요구한다. 벌써 우리는 대졸 공채 신입 사원들의 연봉 삭감을 보고 있다. 그리고 조용조용히 행해지는 수많은 정리해고들도 현실이다. 결국, employee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은 가격대 성능비 뿐. 영업 사원들은 quota를 넘기기 위해 오만가지 무리수를 찾게 되지만, 고객에겐 성과를 내야 하고 내부적으로는 고효율을 보여줘야 하는 개발인력들은 더 곤란한 처지에 놓이게 된다. 

두번째는... 남의 피와 땀에 대하여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버릇이 없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이건 사회적인 문제다. 저작권, 불법복제에 대한 문제부터, 덤핑 수주와 그에 따른 "공돌이 갈아넣기"의 당연화 등...
월급쟁이도, 하루에 3번 이상 "아 씨바 내가 이 돈 받고 이 대우 받으며 이 고생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면, 
실제도 뭔가 문제가 있는게 아닌지 곰곰히 생각해봐야 한다..

지난 번 직장을 그만두고 나올때,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가 회사가 당연스레 개인의 희생을 요구하는 것에 신물이 났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그 기업이 개인에 대한 존중의 벤치마크.. 같은 회사 였으니 그 배신감?은 더 했고. 

이제 다시 구직 시장에 스스로를 매물로 내놓은 입장이지만. 

"넵, 뽑아만 주시면 이 몸이 가루가 될때까지 죽도록 일해서 꼭 만족하실만한 결과를 내놓겠습니다!"

라는 말은 구라로도 못 하겠다.  그래서 취업이 안되는지도 모르겠으나...

Posted by BReal'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