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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2.23 90%의 장점과 10%의 단점.
Breal'96의 세상 씹기2009. 12. 23. 13:33
전에 모시던 상사 한 분은, 주변에서의 평가는 괜찮았는데 employee들에겐 매우 야박한 평가를 받았다. 

주로 앞과 뒤가 다르다, 여기/저기서 하는 말이 틀리다.. 라는 것이 이유였는데, 
그 양반을 제일 가까이서 모신 입장에선, 잘 이해가 안되는 말이었다. 

그 분 스타일이 어떠냐면..

A라는 영업 사원이 수십억 짜리 deal을 이겨 왔다. 
-> 칭찬하고 띄워주고 어워드 주고 사방에 자랑한다. 

3시간 후 바로 그 A라는 영업 사원이 업무 상 과실을 저질렀다. 
-> 비판하고 구박하고 시말서 받고.. 

뭐 이런 식이다. 

당하는 입장에선 조금 전까지 날 최고라고 하던 양반이 갑자기 자기를 쓰레기 취급한다고 화내는 것이 당연할지 모른다. 

진짜 그럴까?

잘한 것은 잘한 것이고, 못한 것은 못한 것이다. 

90%의 장점과 10%의 단점이 있다면 80%의 장점으로 상쇄되는 것이 아니다. 
90%의 장점에 대해선 최대한 부각 시키고, 10%의 단점에 대해선 끊임없이 고민하고 보완해야 하는 것이다. 

잘한 것은 잘한 것이고, 못한 것은 못한 것이다.. 에 대한 개별적 평가가 나쁜건가? 
줏어들은 경우를 떠올려보자. 

1. 이스라엘 공군 모 조종사가 F-15기를 몰던 중 동료와 충돌, 한쪽 날개가 날아간 상태에서 기지로 무사귀환.
 -> 해당 조종사는 충돌 사고로 인해 1계급 강등 후 국가 자산의 귀환과 뛰어난 조종술로 2계급 특진, 결국 소령이 되었단다.

2. 소설 은하영웅전설의 오스카 폰 로이엔탈
 -> 모반에 대한 음모가 떠올랐을때, 라인하르트 황제는 불미스러운 일의 빌미를 제공한 죄를 물어 통수총감에서 해임, 그 직후 그간의 영웅적인 전과에 대한 댓가로 동맹령 총독에 임명. 

우리라면 어떨까? 그냥 대충 뭍어두고 불러다가 대가리 한 대 툭 치고 새꺄, 사고 안 쳤으면 너 중령인데 사고 쳤으니 소령으로 1계급만 특진이다.. 이렇게 끝내지 않을까? 

허지웅님 블로그의 아이폰 관련글(바로 아랫글의 근거..)에 달린 답글을 보고 생각한 이야기다. 

아이폰이 90%의 장점을 가졌고, 겨우 10%의 단점을 가졌으니 그것에 고마워하고 좋아해야 하며, 겨우 장점의 1/9에 불과한 단점을 자꾸 부각시키는 것은 삼성과 LG의 사주를 받은 일이다? 이게 무슨 논리인지 난 잘 모르겠다. 산수를 너무 잘하는 한국인의 특징일까? 

그리고, 이런 경우를 생각해보자. 

카이저타워프라자팰리스라는 아파트가 생겼다. 

이 아파트는 진짜 겁나게 좋고, 무지하게 환경친화적이고, 분양가도 싸고, 하여간 거의 완벽에 가깝다. 
단 하나의 단점은, 100층 높이에 수백 세대가 사는데 출입구가 단 하나라서 입출입할때 줄서야 한다..

이럴때 언론은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가? 

장점만 계속 떠들면 그건 광고다. 
단점을 이야기하고, 그 위험성을 경고할때 언론, 뉴스가 된다. 

이런 논란을 불러일으킨 배후에는 특정 브랜드에 대한 충성심 높은 고객들과, 그간 우리 언론이 자본의 손에 놀아나는 것을 꽤나 자주 목격한(혹은 그렇다고 믿는) 군중심리가 작동했다고 본다. 

아무리 그래도, 요즘의 아이폰에 대한, 그리고 애플에 대한 광적인 반응은 여전히 불편하고 우습다. 

* 생각난김에 전무님께 전화나 드려야 겠다..
Posted by BReal'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