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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5.17 꽤나 놀라운 IBM의 EMC 까기.
무식쟁이의 IT두리번2010. 5. 17. 08:36
흔히 떠올리는 "네이비 슈트와 하얀 드레스 셔츠와 사선으로 스프라이트가 들어간 넥타이, 상고머리"와 같은 이미지처럼, 
영업은 가끔 지랄 맞게 덤벼들어도 미디어에 나오는 내용에 대해선 점잖은 척 열심히 하던 IBM이 EMC를 깠다. 그것도 꽤나 세게 후려쳤다. 

"모쉐 야나이, EMC 시대는 끝났다"

처음 기사를 보곤, 어디서 성깔 더러운 fellow 하나 쳐들어와서 그나마 똑똑한 기자 녀석의 유도심문에 말린건가.. 홍보부 고생 좀 하겠군. 했는데, 다시 보니 저 아저씨 어디서 많이 본 사람이다. 

"EMC 시메트릭스 만든 사람 이잖아?"

오호. 어인 일일까? 사실, 이래 저래 영입된 고급 인력들을, 최소한 마케팅의 전면에 세우지는 않는 것이 "겉으로만 점잖빼는 동부 녀석들" 특징이었을텐데.. 무슨 변화일까?

몇 가지 생각나는 것은 다음과 같다. 

1. HW 비즈니스에서 서버 시장은 대충 정리되었다. 제일 취약한 부분인 디스크 스토리지에 대한 공략 강화. 
    Power7이 출시 되었을때나, ex5 아키텍처의 제품들이 나왔을때나 IBM의 모드는 "우리는 킹왕짱" 이지, "니들은 등신"이 아니었는데, 이런 반응이 나온 까닭은 이제야 가상화를 근간으로 하는 모든 새로운 HW 아키텍춰에서 진짜 기본이자 중요한 것은 SSG라는 것을 인식한데다가, XIV라는 기업 제품에 대한 내부 논의 끝에 "이거면 할만하다"라는 결론이 나왔을 것이라는 평이한 이유가 첫번째 일 것이다. 그리고, 의외로 고급 SSG는 고수익제품이다. 그닥 뛰어날 것 없는 HW구조에 패키징과 SW로 꽤나 비싼 값을 받는 제품이니까. UNIX서버나 별 차이 없을 것이다. 아마, 내부적으로 영업대표들에게 꽤나 많은 push가 시작될 것이다. 그간 영업 1순위는 UNIX서버, 2순위는 x86서버, 고객이 아빠라면 SSG도 제안.. 이란 생각에서 벗어나야 할테니까. ㅋㅋ

2. Blue Blood의 변화 
    이게 더 주목해야 할 변화다. 진짜라면. 물론 지금 하는 이야기야 그냥 내 머릿속의 망상이니 진짜인지, 뻥인지 나도 모를 지경이지만. 대부분의 국내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IBM은 "공채 - Campus Hiring"에 대한 믿음이 대단한 조직이다. 실제로 외부인사 영입이건, 내부적인 인사 규정 상의 인적자원 분류(삼성이 S급 인재 어쩌구 떠들지만, 사실 다 IBM 따라한 것 이상은 아니다)에서건, 경력입사나 인수 합병으로 들어온 직원과 공채 출신 간의 간극은 꽤나 크다. 통칭 "Blue Blood(IBM의 별명이 Big Blue인 것을 생각해보자)"가 흐르는 공채 직원들의 자부심은 대단한 것이며, 그에 대한 회사의 교육 투자 등도 상상을 초월하게 대단하다. 일례로, 이 구석탱이에 쳐박힌 *만한 한국IBM의 경우도 대졸공채 사원에겐 적어도 6개월, 길면 1년 동안 월급 다주고 교육만 시킨다. 이런 딱딱한 분위기와 알 수 없는 신분제도 속에서 많은 경력입사자나 인수 합병을 통해 join한 직원들은 보이지 않는 천장에 부딪히고 회사를 떠나온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 대표적인 인물 중 하나가 아마 Ray Ozzie가 아니었을까? 그런데, 이번에 모쉐 야나이에 대한 push와, 며칠 전 Sam Palmisano 회장이 200억달러 정도 인수 합병 하지요, 뭐..라고 밝힌 이야기에서나, 그런 순혈에 대한 맹신이 많이 벗겨져 나갈 듯 하단 생각이 든다. 아마 앞으로 인수합병 하는 대부분의 기업이 SW나, 아니면 특화된 기술 솔루션을 보유한 업체일텐데, 이런 업체는 사람 빼면 아무 것도 안 남는 구조니까.. 외부에서 조달된 인재에 대한 care가 꽤나 변화할 듯 하다. 흔히 Human과 Resource를 따로 관리하던 HR부서의 theme에 어떤 변화가 생기게 될지 사뭇 궁금하다. 

떠난 조직에 대해 이래저래 많은 생각이 드는 것이 그리움 때문인지, 아쉬움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역시 꽤나 잼난 회사다. ㅋ

앞으로 주목해야 할 것들. 
1. IBM이 또 뭘 살까? - SAP을 살 것이란 말은 10년 째 나오는데, 정말 안 살껀가?
2. EMC는 과연 Oracle과 손을 잡을 것인가? - Oracle이 Sun을 입양한 덕에, 졸지에 Major player 중 가장 작은 규모가 되어버린 EMC, Oracle과 합친다면 꽤나 뛰어난 E2E solution을 제공할 수 있을텐데.. 아마 래리 앨리슨이 깡패라서 안될꺼야. 

Posted by BReal'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