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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리 주저리2009. 12. 15. 09:43
거인의 죽음을 너무 많이 목도하는 한해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그렇게 떠나가시더니,

어제 MIT의 경제학 교수이자 1970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Paul Samuelson 교수가 94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나셨다.

뭐, 천수를 누리다가 가신 것이니, 먼저 두 분, 특히 제일 처음의 그 분과는 다르지만...

난 날날이 대학생이었다. 강의실보다 홍대 앞 클럽에서, 혹은 학교 앞 당구장, 만화방을 더 애용하던, 80년대의 "수업안듣기" 기법을 90년대에 적용한 멍청한 대학생이었다.


하지만, 경제학을 공부했고(사실 복수전공의 경영학은, 졸업신청할때까지 내가 복수전공으로 경영학위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몰랐다. 난 단지 상경대학 건물에서 벗어나지 않은채 졸업학점을 따고 싶었고, 통계학 수업은 너무 어려워서 싫었기에 경영학 수업을 들었다는 것이 맞을 것이다) 또 나름 케인지언... 적인 경제 사상을 가진 입장에서... 시카고 vs MIT, 혹은 경제적 보수주의 vs 진보주의에 최전선에 섰던 거성의 떠남이 못내 아쉽다. (사실 그는 시카고에서 학부를 마쳤다)

최초로 케인지언 경제학을 만들었고((케인즈가 남긴 글..등은 정책이지 학문이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신케인지언 경제학을 만들었고, 또 신고전주의 경제학의 토대를 제공하고, 그의 제자와 동료들(로버트 솔로, 폴 크루그먼, 프랑코 모딜리아니, 로버트 머튼, 조셉 스티글리츠...)을 생각해볼때, 사뮤엘슨은 현대 경제학 그 자체를 만든 사람으로 기억됨이 마땅하다. 우리가 배우고, 공부하는 모든 경제학은 그의 손을 거쳤다.. 그렇지 않은 것은 MB가 믿는 "공급주의"뿐.. 이것은 학문이 아니라 미신이니 뭐...

떠나간 거장을 생각하며, 우리의 경제학자들을 돌아보니 한숨만 나온다.

학생 시절에, 대단하다고 생각한 교수님들이.. 누가 있더라....

연세대 윤석범 명예교수님, 유병삼 교수님, 서울대학교 이준구 교수님..은 아직 그곳에 계신다.

그런데.. 역시 존경했던 윤건영 교수님, 그리고 정운찬 교수님은 어디 계신가? 왜 그들은 자신이 가르치던 것을, 그리고 그것을 믿던 제자들을 배신했을까? (사실 윤건영 교수님은 좀 이해가 되기도 한다. 그 양반은 원래 건축학도.. 였다) 정운찬 교수님은...에휴.. 뭐라 할 말이 없다. 그 양반 수업을 청강이라도 하겠다고 서울대까지 오가던게 아까울 지경이다.

우리나라에 큰 스승은 어울리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갑자기, 장학금으로 자긴 스테레오를 사고, 친구는 신촌에 땅을 사서 자기는 아직도 교수짓(!)한다고 한숨 쉬시던 윤석범 교수님과, "이거 아는 사람?" 과 동시에 "어이, 야자수.. 풀어봐"를 같이 외치던 유병삼 교수님의 수업이 그립다. (거시경제학 듣던 시절에, 내 헤어스타일은 옆/뒷머리 면도에 윗머리 길러서 왜구처럼 위로 묶은 스타일이었다..=_=)
Posted by BReal'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