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 주저리2011. 3. 12. 05:12
무심하게 눈이 떠진 새벽. 

굴드의 앨범을 하나 물려놓고 아직은 살짝 추운 공기를 접하고 있다. 
점점 손끝과 발끝이 차가와 지는데, 이거 은근히 기분 나쁜 일이다. 

꽤나 많은 일이 있던 지난 몇 주가, 어제를 고비로 대충 정리되어 가는 듯한 기분이다. 
그중에는 잘된 일도, 원치 않았던 일도, 어이없는 일과 화나는 일도. 

그래도, 뭐. 

난 내가 한 일, 그것도 내가 그 중심에 선 일에 대해선 후회하지 않겠다. 
Posted by BReal'96
주저리 주저리2011. 3. 11. 10:45

1. 직장을 옮겼습니다. 
    HR서비스회사에서 다시 IT로 돌아왔습니다. 
    IBM 재입사와 EMC를 두고 고민하다가, EMC로 왔네요. IBM의 재입사 최종승인이 좀 늦기도 했고(3월 4일에 났데요..),
    어차피 해본 일 하는 것인데, 같은 곳에서 반복하느니, 조금 더 새로운 도전 거리를 찾은 셈이 되겠네요.
    그래서, 3월 1일부터 한국EMC컴퓨터시스템즈에서 시니어 세일즈 애널리스트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2. 트위터 계정을 삭제 했습니다. 
    새로운 회사에 적응하는 일이야 그럭저럭 문제 없는데, 몇가지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꽤나 혼란스럽고 우울한 상황에서
    다른 분들의 이야기를 보고 있는 것이 꽤나 고통스럽더군요. 아니, 화가 나더라는 표현이 맞을 듯 합니다.
    그간 트위터라는 공간에서 너무나 많은 알지 못하는 일과, 만난 적 없는 사람과, 생각하지 못한 사상을 지껄인 듯 해서
    굉장히 수치스러운 생각이 들었고, 어제 밤(3월 10일)에 살짝 high인 기분을 탓하며 가볍게 deactivation을 눌렀습니다.
    꼭 연락해서 보고 싶은 분들은 대충 명함을 받던, 다른 SNS서비스를 쓰던 연락할 수 있으니 그다지 큰 부담은 없었네요.
    그리고 금일 중으로 facebook 계정도 삭제할 예정 입니다.
    SNS가 남긴 것은 무엇일까요?
    처음 SNS를 접하면서, 평생 함께 하고 싶은 친구 1명과 정말로 admirable한 사람 한 명 정도 만난다면 충분하다.. 했는데,
    일단 그런 분들은 다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어쩌면 저는 다 이루었도다.. 하고 하산을 결정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뭐, 여튼. 그런 일을 겪고, 저지르며 살고 있습니다.
한동안은 그저 저를 위해 assign된 이 공간에서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상모 돌리며 놀고 있겠습니다. 그러다가 또 혼자 노는 것이 지루해지면 어딘가 뭔가의 아이디로 슬그머니 나타나겠죠.



Posted by BReal'96
주저리 주저리2010. 8. 24. 06:44
어떤 서비스나 혹은 동호회등에서 연결된 관계, 아니 내가 살면서 맺어온 대부분의 관계는, '내가 상대빙에게 뭔가를 기대하게 되면서' 문제가 셍기곤 해왔다.

차라리 어릴 적에 좋았던 것은 그냥 무엇을 누구에게 왜 원하는지를 직설적으로 말할 수 있어서 였는데, 나이 들면서 괜히 에둘러 던지고, 상대방이 알아들어줬으면 하는 기대까지 더해져 더 어렵게 만든다.

원체 나란 인간이 그닥 매력적이라거나, 여튼 저 시키가 바라는 것을 충족시켜줘야겠다는 상대방의 마음 혹은 그또한 욕망을 불러일으킬만한 것은 단 1mg도 없는 존재인 까닭에, 누군가 나의 이야기나 내 소망을 들어주는 것에 엄청나게 약하다. 말 그대로 녹아버린다. 그럴만한 상대 앞에선.

그러나, 그것이 관심과 애정이 아니라 동정이나 일종의 테스트 같은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면-보통 그 다음의 요구에 반응하느냐에 따라 내 멋대로 정하지만- 혼자서 병신같이 징징거리는 일이 생긴다.

뭐, 그렇다는 이야기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위의 글이 2010년 8월 24일에 기록한 것이다.

지금은 2011년 3월 11일. 7달의 시간 동안 비워논 공간이고, 그동안 나는 1살을 더 먹었으며, 직장을 옮겼다. 

그런데 저런 모습은 그닥 바뀐 것이 없다.  
Posted by BReal'96
주저리 주저리2010. 7. 31. 06:46
문득, 페이스북의 "정보'란을 훑어보다가, 나의 favorite이란 것이 90년대에 있음을 깨달았다.

조금 더 생각해보니,

음악은 80년대 말 ~ 90년대 초를 벗어나지 못하고 - 그 이후의 음악 중 즐겨 듣는 것은 Maroon5가 유일하다.

책도 마찬가지고 - 뭐, 책은 많이 읽는 편이 아니니...

영화도 마찬가지고 - 아직도 블레이드러너나 Matrix Trilogy, 혹은 왕가위라니.

최신의 것을 접하는 것은 야동 =_=; 뿐인데, 요즘은 그것도 0930 따위를 즐겨보고 있다. 응?

여튼, 뭔가 계속 이전의 기억 - 그게 좋았는지는 모르겠으나, 하여튼 저런 것에 관심을 쏟을 정신이 남아있던 시절-에 천착하고 있지 않나.. 싶다.

그게 편하기 때문일까? / 그저 게으르기 때문일까?

뭐, 어때.
Posted by BReal'96
주저리 주저리2010. 7. 29. 14:12
누구지? 구본형의 책이던가? 기억도 안난다. 여튼 뭐 이런 제목의 책이 있었던 것 같다. 

익숙함을 주는 것은, 우리 주변의 / 혹은 우리 안의 모든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완전한 free, 어느 곳에서도 속하지 않은 자유를 만끽하기엔 우린 이미 사회 조직과 명함 따위에 너무 익숙해진 것이 아닐까?

그리고, 당연하다고 믿는 가족 부양이나, 일정 수준의 경제 활동을 해야한다는 "의무"에도, 

말 그대로 그것을 의무로 받아들이고, 또 그것에 익숙해진 것이 아닐까?

어느 순간, 내가 해야하고 / 또 하고 있는 일들에 대해 Why? 라는 질문을 던져봤을때, 그 답을 내놓을 수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았다. 

지금에야 생각해낸 비겁한 변명이, 난 이미 그런 "책임"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라는 허접한 대답이다. 

그리고, 그것이 비록 고통과 번민과 피로를 던진다고 해도. 

우린 이미 익숙한 것을 버리기엔 너무 길들여져있다. 

그러니, 그냥 이렇게 사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Posted by BReal'96
주저리 주저리2010. 7. 20. 11:31


Posted by BReal'96
주저리 주저리2010. 7. 12. 11:27
요 며칠.. 정말 심각하게 머리가 아프다. 

왼쪽 관자놀이에 누가 뭉툭한 말뚝을 대고 꾸욱 누르고 있는 기분. 

혹은 왼쪽 안구 뒷쪽에서 어느 놈이 발로 꾸욱 밀어내는 기분. 

어느 것이든, 견딜만한 것이 못 된다. 

젠장. 
Posted by BReal'96
주저리 주저리2010. 6. 30. 18:02
2009년 재결성 라이브도 있지만, 역시 좋은 시절의 음악이 좋구나. 

누군가에게 꼭 불러주고 싶고, 실제로 가사 처럼 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힘내요. 

Posted by BReal'96
주저리 주저리2010. 6. 20. 22:41
난 방콕과 홍콩을 사랑한다. 

특히 두 도시의 어두운 뒷골목, 미개발지역과 신도시 사이의 뭔가 정체를 알 수 없는 어스름한 지역의 첨예한 광기를 사랑한다. 

그렇다고, 내가 두 도시를 오랫동안 곁에서 바라봤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그냥 멍청한 두 번의 추억이 내게 그런 관념을 새겨버린 것 뿐이다. 

방콕.
2003년, 처음으로 떠난 해외 출장의 장소가 방콕이었다. 
그때 하던 일 중에 하나가, 아시아 퍼시픽 지역에서 대형 서버들의 유지보수 부품을 제시간에 공급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종종 핸드캐리라고 통칭되던, 국제 특송 서비스를 나갈 일이 있었다. 그리고 입사 초년병인 내게 부여된 첫번째 임무가 방콕으로 구형 메인프레임 기종의 메모리카드를 전달하는 것이었다.  

배달이란게 전해주고 나면 막상 할 일이 없는 것이었고, 나간 김에 하루 정도 더 머물 생각으로 떠난 길은, 태국지사에서 잡아준 호텔이 현지의 고급 호텔이란 것에서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27살, 혼자 나간 첫출장지. 그것도 방콕. 뭘 하겠는가? 적당히 에너지를 회복한 나는, 주머니에 급한대로 공항에서 환전한 바트화 얼마와 카드 한 장만 달랑 들고 길을 나섰다. 나이트 라이프!! 

택시 기사는 싱글거리며 뭔가 대단히 삐까 뻔쩍 해보이는 건물 앞에 날 내려줬고, 뭐. 그닥 한국의 그것과 다를 바 없는 놀이가 끝난 후, 난 자신만만하게 방에서 들고나온 꽤나 비싸 보이는 성냥을 내밀며 택시기사에게 여길 갑시다.. 라고 말했다. 

거기서부터 문제. 

당연히 태국어로 "***호텔"이라고 적혀있을 것이라 생각한 그 성냥에 적힌 말은, 말 그대로 "성냥"이었다. 

난 내가 묵은 숙소의 이름을 모르는 것이다!!

시간은 자정 무렵. 결국 무작정 타고 출발한 택시는, 비슷비슷한 골목을 이리저리 헤메였고, 길가 모퉁이에 서있는 같은 창녀를 3번째 본 순간, 이 자식이 날 벗겨 먹으려는구나.. 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결국 이역만리에서 말도 안통하는 택시기사와 각자의 언어로 한바탕 욕설을 주고 받은 후, 어느 길가에 버려진 나는, 걷기 시작했다. 

한 3시간 쯤 걸었을까? 편의점에서 아이스티를 하나 사며 주머니에 현찰이 거의 떨어졌다는 것을 깨달은 나는, 종종 거리며 달려오는 똥강아지에게 애정을 과시하려다 뒤따라 오는 개때(진짜 개때였다!)를 마주하며 개밥으로 이승을 떠날지 모르겠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혔고, 눈 앞의 호텔에 뛰어들어 다짜고짜 방을 내놓으라고 했다. 방에 들어선 후, 미니바에 있는 모든 음식물과 음료를 아작낸 후 잠이 들었다.

뭐, 그 다음 날 무려 방콕-서울-방콕을 연결하는 3자통화 끝에 내가 묶은 호텔의 이름을 알게된 그럭저럭 정상적인 휴양을 즐긴 후 귀국했지만, 그때 방콕의 밤거리의 아찔함과 그 향취, 정신 없는 거리와 사람들은 강렬하게 뇌리에 자리 잡았고, 그 후로 몇 번 기회가 될때마다 방콕을 찾게 되는 원인이 되었다. 

쓰다보니 재미도 없고 지친다. 홍콩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에 써야겠다. 
Posted by BReal'96
주저리 주저리2010. 6. 17. 13:19
Daum에서 제공하는 국어사전을 보면, 아래와 같이 설명하고 있다. 

음탕 : 음란하고 방탕하다.
음란 : 음탕하고 난잡하다. 

결국, 뭐가 뭔지 제대로 설명하는 것 없이 그저 이리저리 둘러대고 있는 기분이다. 

개인적으론, 모든 사람은 음란하고 또한 음탕하다. 단지 그것을 얼마나 깨닫느냐, 혹은 얼마나 표출하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DNA에 새겨진 종족번식과 혈통 보존의 욕망과 그에 따르는, 어쩌면 부수적인 쾌락을 생각할때, 

인간은 그러라고 만들어진 종족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스스로가 음탕하다/음란하다 라는 것을 인정해야 다음 단계로 뭔가가 넘어갈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성적 결벽증 환자, 순결주의자. 난 이런 사람들이 불편하다.

마음껏 음탕하게 살고 싶다. 





Posted by BReal'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