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 주저리2010. 5. 18. 01:47
중요한 연락을 기다리다가 그냥 잠들어 버렸다.

그리고 조금 전에, 기다리던 그것이 잠들고 30분 후에 왔었다는 것을 발견했다.

무한한 자책이 가슴을 휘감는 밤.

비는 잘도 내린다.
Posted by BReal'96
주저리 주저리2010. 5. 17. 17:16
올해로 경구피임약이 50년을 맞이했다는 기사를 본 기억이 난다. 

경구피임약이 원치 않는 임신의 공포와 생산이란 생물학적 관점에서 섹스를 해방 시켰다면, 

비아그라로 대표되는 발기부전치료제는 

섹스를 감성과 욕망의 영역에서 이성의 영역으로 전이시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남성의 관점에선 말이다. 

더 이상 밤이 무서울 필요도, "서지 않는 상대"를 지우기 위해 못 가졌던 첫사랑을 상상할 필요도 없이 

필요에 따른 이성적 판단으로 섹스할 수 있는 기회를 주다니. 

마냥 행복한 약이라 할 수 없단 생각이 드는 것은 내가 아직 그런 것을 필요로 하는 나이는 아니기 때문일까?


Posted by BReal'96
주저리 주저리2010. 5. 17. 09:46
Don't you dare
Don't you tread on me
Don't you tread on me
Don't you try
And make some fool of me
Don't you tread on me

You better turn and walk away
(Don't tread on me)
I'd like to love another day
Yeah and I know you need to hear me say
All I want is you
Posted by BReal'96
주저리 주저리2010. 5. 16. 15:54
*  조금 일찍 눈을 뜬 일요일 아침은 뭐라 표현하기 힘든 푸르른 하늘색으로 준비되어있구나.

*  이런 날은 트위터를 그만 둔 것이 참 불편하다. 그냥 140자만 눌러쓰고, 하늘이 이뻐요, 모두들 굿모닝. 때려넣음 될 일을 블로그에 글을 쓰고 있으면 뭔가 더 많이 써야 하는 압박에 시달리게 되니 말이다.

*  잠시 나갔다 오며 바라본 하늘은 살짝 짜증나게 예뻤다.

*  홍대 근처는 역시 낮시간엔 어색하고 밤시간엔 지루하다.

*  내가 생각하는 만큼 상대방도 날 생각해주면 참 좋겠다만, 세상살이 그렇게 만만하고 행복하지 않다.




Posted by BReal'96
주저리 주저리2010. 5. 14. 22:34
오늘 티맥스소프트의 매각에 대한 포스팅을 올렸더니, 일일 평균 방문객의 거의 7~8배에 달하는 분들이 찾아와서

"아마도 욕을 하고" 돌아가신 듯 하다. 뭐, 파급이나 전망 따위 없이 그냥 '그럴줄 알았어'라는 6글자를 늘려놓은 것 뿐이니..

참 재미있는 경험이다.

또 하나 재미있는 것은, 보통 다른 분들의 블로그엔 화제가 되는 토픽이 올라오면 꽤나 많은 토의, 반박, 동조와 악플이 연결되는데, 오늘 찾아주신 140분이 넘는 분 중 댓글을 달아주신 분은 한 분, 트랙백을 건 분은 아무도 안계신다는거다.

하긴 저따위 글을 보고 나면 1초도 더 머물기 싫을테니 당연한건가?

어디 바닷가에서 백사장에 좀 누워있고 싶은 밤이다. 모히토나 한 잔하면서.

Posted by BReal'96
주저리 주저리2010. 5. 14. 18:41
맞는지는 모른다. 1960년 판 김기영의 하녀건, 2010년 판이건 안 봤다. 아직.


Maria Callas "La mamma morta" An aria of the 1896 opera Andrea Chénier by Umberto Giordano.
가사는 다음의 link (wikipedia)


Piano Sonata No 12 in A flat major ('Funeral March') Op 26 Ludwig van Beethoven Mov.1



Schnabel: Beethoven Piano Sonata no. 17 "Tempest" Mov.3



Nichole Alden "Baby Now" - trailer
Posted by BReal'96
주저리 주저리2010. 5. 14. 14:01
뭔가 어려움을 만났을때, 외부에서 원인을 찾는 이유는 그게 제일 편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많은 경우 그 어려움이 반복되고 고쳐지지 않는 까닭도 외부에서 찾은 나름의 원인이 알고보면 개소리이기 때문이다. 

내 경우에는, 

내가 만난 대부분의 문제는 바로 나 자신이 원인이었고, 또한 해결책이었다. 

그 과정에서, 

사실 너무나 사랑해마지않는 나 자신의 흉칙한 몰골을 마주할 용기라는 것은 쉽게 생기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그 더러운 꼴을 감싸안고, 좀 더 나은 모습으로 변해가려 노력하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일테고. 

갑자기 ..일 것이다.. 라고 한 것에서 알 수 있겠지만, 

난 내가 모든 문제의 근원이란 것을 꺠달을 때마다 

도망쳤다. 

모른척 하고

못 본 척 하고. 

그래서, 난 그런 과정을 견디며 자신을 다잡은 이를 존경하고 사랑한다. 

그 고통의 길을 어렴풋이나마 맛 봤기에. 내가 중도에 포기한 길을 끝까지 걷고 있기에. 

그 곁에 어울릴 주제가 아니더라도 

존경하고 사랑하고 다시 사랑하고 존경한다. 

닮고 싶다. 그런 사람이. 


Posted by BReal'96
주저리 주저리2010. 5. 13. 23:56
* 버스 안에서 끄적거린 글을 옮겨본다.

모바일 블로깅을 해보겠다고 iPhone App을 켰다 금새 포기했다. 멀티태스킹이 안되는 종자인지, 그 작은 키패드를 일일히 찾아 건드리면서 '머리 속의 생각'을 옮긴다는 것이 현재로는 불가능이다. mobile tweeting이 가능했던 것은 이미 생각이 정리된 것을 그냥 옮기면 되기 때문이었나보다.

서울 시내, 그것도 새로 개발된 동네가 아닌 오래된 동네를 관통하며 이 도시를 다시 생각해본다. 애욕의 도시, 애증의 도시. 이미 괴물이 되어버린 수도 서울은 촘촘히 수놓인 네온사인 만큼이나 숨죽여 들어찬 어둠으로 구성원을 감싸 안고, 숨겨주고, 때때로 질식시킨다. 이것은 대도시의 숙명일까, 아니면 서울이란 공간의 특색일까?

묘한 호기심과 두려움을 동시에 강요하는 종로의 뒷골목, 공원 옆 어슴푸레 한 길가에 세워둔 차 곁에 기대 담배를 물고 있는 지친 표정의 택시기사, 그다지 많은 버스가 서지 않는 버스 정류장에서 묘하게 닮은 꼴로 앉아 있는 영감과 젊은이. 왁자지껄한 어린 녀석들, 술에 취해 이젠 진실인지 허풍인지 구별도 안되는 과거를 되새김질 하는 늙은이들,, 아직 종료의 향수에 젖은 이들을 걷어차듯 시멘트향을 뿜어내는 거대하고 흉칙한 건물들, 묘하게 닮아있는 간판의 물결, 줄지은 버스마다 제각기 다른 모습으로 같은 표정을 짓고 있는 지친 사람들, 매캐하지만 익숙한 배기 가스 내음, 멍하니 걸려있는 석탄일의 연등들, 자신이 아직 죽지 않았음을 증명하고픈 중년 남자의 발버둥, 비슷비슷한 간판을 넘어 같은 물건을 팔고 있는 각기 다른 가게들.

이제 내릴 곳이다.

서울의 중심을 헤쳐온 후, 다시 서울 밖으로 향하는 길.

서울은 마치 가질 수 없는 여인처럼, 끝없이 두근거리며 다가가지만 결국 거절당하고 돌아서며 안도하는 그런 장소.

재미 없다.

잠시 광화문 귀퉁이에 서서 사람과 풍경을 바라 보았다. 여긴 뭐가 다를까? 무엇이 이 곳을 영혼 없는 자들의 배회처로 만들고 있는 걸까?

갑자기, 이곳은 사람과 풍경이 분리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광화문 대로변의 압도적인 공간감은 그 길을 걷는 수많은 이들을 집어삼킨다. 문득 롯뽄기힐즈에 처음 갔을때, 그 거대한 공간에 짖눌려 사람들이 형체 없이 뭉개지고, 그 곳이 텅 빈 박제처럼 느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런 압박이 일본인들, 특히 동경인들의 어찌보면 이상한 일탈을 강요한 것이 아닐까 하는 궁금함도. 아직 튀는 것을 두려워하는 우리는 언제나 저 공간 앞에 맞설 수 있을까?

내가 그토록 이 곳을 떠나고 싶어한 까닭도 어찌보면 저 콘크리트에 깔려죽기 싫다는 본능이 아니었을까? 그러나, 잠시 떠나본 삶은 내가 얼마나 이 공간에 길들여져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나약해져 있는지를 아프게 일깨워졌다.

나로 남을 수 있는 길. 그 길을 찾아야 한다.


Dream Theater - Metropolis Pt.1 (When Dream & Day Reunite)

* 옮기고 보니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된다. 그런데, 재미 있네.. 수첩이란 것은 즐거운 것이구나.
Posted by BReal'96
주저리 주저리2010. 5. 13. 08:58
아이팟을 이제 3번째 쓰고 있다. 사실 지금 손에 들린 기기는 아이폰이니, 애플이 만든 음원 파일 재생 가능한 휴대기기를 3번째 쓰는 것이 맞겠지만.

매번 겪는 문제를 오늘 아침에도 마주치게 되자, 살짝 짜증이 났다.

바로 동일한 앨범 이름을 가진 여러 파일을 제대로 인식 못하는 문제.

어제 기존에 들어있던 파일들을 날려버리고 새로 파일을 좀 집어 넣었다.

오랜만에 곰팡내 나는 음악이나 들어볼까 + 일일히 곡 넘기기도 귀찮으니 그냥 셔플플레이로 들을 수 있도록 하자..라는 생각에 대부분 컴필레이션 음반을 집어넣었고, 그 덕에 아래의 앨범들이 추가 되었다.

The Eagles Greatest Hits
Robbie Williams Greatest Hits
Sly & the Family Stone Greatest Hits
Journey Greatest Hits
Santana Greatest Hits
ZZ Top Greatest Hits
Alice Cooper Greatest Hits
Aerosmith Greatest Hits
Rainbow Greatest Hits

tag는 대부분 업데이트 되어 있고, 앨범 아트도 열심히 검색해서 빠진 것을 채웠는데, 아침에 플레이 해보니 어떤 앨범을 선택해도 Robbie Williams의 앨범으로 넘어간다. =_=;;

일전에 쓰던 ipod 클래식 3세대도 비슷한 문제가 있어서 죽어라고 Rainbow만 들었는데, 이번에는Robbie 옹만 들어야 하는건가... 아마 아티스트와 상관 없이 그냥 앨범 제목으로 읽어서 그런 듯 한데, 이럴땐 sorting이나 폴더로 관리가 되는 물건이 참 편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 MS여.. 제발 ZuneHD를 팔아다오.


Robbie Williams - Let Me Entertain You

Posted by BReal'96
주저리 주저리2010. 5. 13. 04:48
창 밖으로 들리는 쓰레기차의 둔탁한 엔진음

간간히 들리는 어느 집인가 아직도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웃음 소리

지이잉 하는 주차장 출차 경고음

뜬금 없이 한 번 자기 존재를 설명하는 냉장고 모터 소리

익숙치 못한 시간, 익숙한 소리들.

어젠 8시 반 쯤 잠 든 것 같다.

8시간의 '이상적' 수면 시간을 채웠건만 매우 여유 있을 4시 반의 기상은 어렴풋이 남은 1시간의 여유를 고민하게 한다.

운동을 할까, TV를 볼까 괜한 고민 중의 담배 한가치는 결국 이도 저도 애매한 잔액을 남겼고,

결국 그 시간의 소비처는 가장 익숙한 웹질로 결정되었다.

살짝 불운한 기운이다.
Posted by BReal'96